조각보에서 만난 당사자들의 인터뷰입니다.
앞으로도 다양한 트랜스젠더와 주변인의 삶의 모습을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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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명의 인터뷰는 5~10차례에 걸쳐 연재됩니다.

각 인터뷰는 참여자의 신상보호를 위해
이름, 장소, 직업을 비롯한 여러 요소를 내용이 왜곡되지 않는 한도 내에서 각색했음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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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우2. 저하고 동생은 집에서 홈스쿨링을 했어요


에디 : 부모님들도 다 외국에 사셨던 분들이세요?

서우 : 음… 저희 아빠가 미국에서 유학하셨을 때 제가 태어난 걸로 알고 있어요. 그래서 조금 어릴 때 살다가 다시 한국으로 왔어요.

수엉 : 그럼 미국에 왔다 갔다 하신 거죠?

서우 : 네. 어릴 때 유치원 때까지 있다가 여기 한국에 와서 초등학교 졸업하고 중학교 때 이리 왔다 갔다 해서… 초등학교 졸업해서 거기서 총 2년 정도 있었던 거 같은데요.

에디 : 중고등학교 과정 때는 어디서 사셨어요?

서우 : 제가 태어나긴 텍사스에서 태어났거든요. 근데 초등학교 졸업하고 갔을 때는 뉴저지에 좀 있다가 그 다음으로는 텍사스에 갔다가, 그 후에 저희 가족이 캐나다로 이민을 신청했고, 그 다음에 한국에 나왔다가 캐나다에 좀 있었어요. 그러다 최근 다시 이제 온 거예요.

에디 : 그러면 고등학교 때 정신과 상담을 받고 가족들이 지원해주셨다 하셨는데, 학교 생활 등에 다른 어려움은 없었나요?

서우 : 어릴 때 외국과 한국을 왔다 갔다 했어요. 근데 미국 쪽에서 중학교를 조금 다니다가 한국에 다시 와 보니까 적응이 잘 안 되었어요. 그래서 저하고 동생은 집에서 홈스쿨링을 했었지요.

에디 : 아, 집에서요?

서우 : 네. 그래서 학교 생활이랄 건 대학교 때가 대부분이에요. 그때 조금 문제가 되었던 거 같아요.  대학교 입학했을 때 당시는 성별정정도 안 되어 있었고 호르몬 치료도 시작을 안 했어요. 그때 잠시 그 학과를 다니다가 중간에 잠깐 휴학을 하고 나서, 호르몬 치료를 한 다음에 다른 과로 전과를 했어요. 물론 적성에 안 맞았던 것도 있고요.

에디 : 그럼 홈스쿨링을 고등학교 과정을 하신 거예요?

서우 : 아니요. 중고등학교를 다 했어요.

에디 : 검정고시를 보셨나 봐요?

서우 : 네, 검정고시를 봤죠.

수엉 : 홈스쿨링은 학교 다니다가 안 맞아서 하게 된 거죠?

서우 : 네. 중학교 때 적응이 안 돼서 자퇴를 하고 나서요.

수엉 : 학교에서는 어떤 점이 안 맞았나요?

서우 : 그게 좀… 저도 초등학교를 여기 한국에서 다녔잖아요. 근데 미국에서 다닐 땐 몰랐는데 미국에서 여기 와 보니까 여기 (학교 분위기가) 너무 폭력적인 거예요. 그게 제일 적응이 안 되었고 그래서 자퇴를 했어요.

에디 : 홈스쿨링 하면 공부 하는 거라면… 집에서 선생님이랑 같이 공부하는 방식인가요?

서우 : 네. 선생님이 있을 수도 있고, 그냥 자기가 알아서 할 수도 있고 그래요. 그리고 우리나라에도 홈스쿨하는 인구가 그렇게 많지는 않은데, 소수이지만 있어요. 근데 이에 대해 체계적으로 정해진 거나 그런 건 없는 걸로 알고 있거든요. 그래서 보통은 저랑 동생처럼 집에서 각자 공부한 다음 검정고시를 친다든지... 아니면 그런 학교가 또 있어요. 정확한 명칭은 모르겠는데, 자율적인 그런... 그게 정부에서 인가를 안 받은 데도 있고 받은 데도 있는 그런 학교인데요.

에디 : 대안학교 말씀하시는 거죠?

서우 : 네. 대안학교. 그래서 그런 데 다닐 수도 있고요.

수엉 : 그럼 주로 동생분이랑 같이 홈스쿨링을 하신 거예요?

서우 : 네.

에디 : 동생분도 문화적 차이 때문에 홈스쿨링 하신 거예요?

서우 : 네. 제가 먼저 학교를 그만 두고 나서, 동생도 적응이 안 돼서 같이 그만 두고 그랬어요.

에디 : 그러면 홈스쿨링 하는 시기에 2차 성징이 있었을 텐데요. 궁금했던 게, 그 나이 때 좋아하는 사람도 생기고 그런 건 없으셨어요?

서우 : 저랑 동생은 홈스쿨링을 했으니 아무래도 집에만 있게 되겠죠. 그러면… 지금 생각해보면 저도 그게 가장 아쉬운데, 또래하고 어울릴 그런 기회가 별로 없었어요. 그래서 딱히 이성적인 문제도 없었지요. 근데 사실... 자기 일이 급했기 때문에 그런 걸 생각할 여유가 없었어요.

에디 : 동생은 이해해주고...?

서우 : 동생이 제일 먼저 알았던 거 같아요. 여동생이 부모님한테 말해줬어요.

에디 : 그 이야기 들으니까 다행인 거 같으면서도 뭔가 아쉬운… 저는 남녀공학을 다녔으니까 계집애 같다고 욕도 많이 먹었지만 혼자 몰래 짝사랑도 하고 그런 게 있었거든요.

서우 : 글쎄요, 지금 와서는 그때 어땠는지 잘 모르겠어요.

에디 : 그럼 대학교는 정정이 안 되고 이런 상태에서, 그러면 이 모습 그대로 다니신 거잖아요.

서우 : 이 모습은 아니었어요. 그때는 호르몬 치료를 안 했으니까요.

에디 : 아... 그럼 대학교 때는 그런 어려움이 있었는지요? 아니면 다니는 대학 시절 때 좋아했던...?

서우 : 아무래도 대학 때는 전 아직 성별정정을 안 했고, 그때 여성으로 들어와서 그 부분이 약간 힘들었던 거 같아요. 여학생으로 다니는 게 좀… 그러니까 다른 분들은 그런 남들 시선 의식 안 하고 그냥 자기 생각하는 정체성 대로 행동하고 모습도 정체성에 맞게 하고 다니는데... 당시 저는 되게 내성적인 사람이었고 그냥 여학생으로 입학하기도 했고. 그냥 여학생으로 다녔거든요. 아무래도 그게 제가 진정으로 생각하는 그런 모습이 아니잖아요? 남들 앞에서 억지로 그렇게 하는 거 같은 그런 게 있긴 한데...

에디 : 그럼 아직까지는 학교에서 아웃팅 당하는 사건이라거나 이런 건 아직 없으셨던 거죠?

서우 : 네.

에디 : 친구가 많이 없으셨던가 봐요? [민망한 웃음]

서우 : 전 그것도 좀 아쉬운 점인데요. 제가 여학생으로 들어와서 도중에 바꾼 경우이기 때문에 친구를 사귀면 곤란하게 될 거 같아서 과에서 활동한다거나 그런 건 아예 안 하고 그냥 지냈어요.

에디 : 공부만 하신 거예요? [웃음]

서우 : 예, 그렇게 공부한 것도 좀 아니긴 하지만… 어쨌든 바쁜 것도 있고 학년이 올라가면서 자연스럽게 공부할 양이 많아지고  바빠지다 보니까 그렇게 되더라고요.

에디 : 그러면 어떤 모임에 가입을 하셨다거나 단체 생활은 없으셨던 거예요? 대학교 생활 때 모임이나 동아리 활동도 안 하셨겠어요?

서우 : 네. 전혀요.

에디 : 어떤 면에선 같은 조가 되면 되게 좋을 사람이셨네요. [웃음] 그러면 학교에서는 어느 분야를 전공하셨어요?

서우 : 저는 처음에 사학과로 들어갔는데 역사학이 생각했던 거랑 제 적성이랑 안 맞아서 문학과로 전과를 했어요. 그리고 사학과가 규모가 다른 과에 비해서 작아서 학생들끼리 서로 다 아는 사이이다 보니까 호르몬 치료를 하면 좀 곤란해질 것 같기도 해서 바꾼 거예요.

에디 : 그러면 앞으로 어떤 직업으로 나가실 거예요? 영문과 나오셨으니까 앞으로 하고 싶은 직업 분야랑 연결이 되는 건가요?

서우 : 전 사실 이것도 좀 아쉽다고 생각하는 게, 남들은 청소년기에 뭘 하고 싶은지 워낙 많이 고민하잖아요. 근데 저는 그걸 고민할 여유 없이 정체성 문제에 대해서 고민을 계속 하다 보니까 그런 고민을 할 시간이 적었어요. 최근에 와서는, 저도 졸업도 했으니까 뭐가 하고 싶은지 생각을 하게 되는 거예요. 근데 제가 문과, 인문학 계통이다 보니 직업을 구하기가 힘들잖아요. 그리고 제가 문학적인 분야에 관심이 있어서 그쪽으로 좀 더 공부를 해볼까 생각했는데, 막상 제가 공부를 평생 직업으로 삼기에는 좀 아닌 거 같기도 하고요. 어차피 국적도 단일 국적으로 택해야 하니, 미국 쪽으로 가서 간호 쪽으로 좀 더 공부해서 거기서 취직을 했으면 좋겠다 생각하고 있어요.

에디 : 그러면 아예 외국에 가서 사실 생각이세요?

서우 : 네, 그랬으면 좋겠어요. 근데 저도 어릴 때 살아봤을 뿐이긴 하죠. 거기서 완전 살아본 적이 없기도 하고요. 태어나서 유치원 때까지 거의 기억이 없고요. 그리고 저는 고등학교 때 왔다 갔다 한 거라서 그 당시의 제 경험은 유학이라 보는 게 더 맞겠죠. 거기서 직접 살았다고 보기는 어려우니... 성인이 된 후에 미국에 가서 사는 게 힘들 거 같긴 한데, 아무래도 한국에서 있는 거 보다는 거기에서 있는 쪽이 더 나을 거 같다라는 생각이 들어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