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각보에서 만난 당사자들의 인터뷰입니다.
앞으로도 다양한 트랜스젠더와 주변인의 삶의 모습을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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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명의 인터뷰는 5~10차례에 걸쳐 연재됩니다.

각 인터뷰는 참여자의 신상보호를 위해
이름, 장소, 직업을 비롯한 여러 요소를 내용이 왜곡되지 않는 한도 내에서 각색했음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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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프함께 겪은 호르몬, 성전환수술, 법적 성별정정 (2/5)

함께 겪은 호르몬, 성전환수술, 법적 성별정정



캔디 : 그러면 호르몬부터, 최근에 애인분께서 법적 성별정정을 하셨잖아요.과정을 다 같이.


피아프 : 같이 했죠. 1차 수술 하는 것도 다. 8월부터 사귀었는데 1차 수술을 다음해 1월에 했었거든요? 그러니까 저 만나구 한 5개월 정도 있다가? 그 때부터 이제 [성전환 과정을] 쭉쭉쭉쭉 했죠.


캔디 : 추진력 있으시네요. (웃음)


피아프 : 제가 있죠. (같이 웃음)


비무 : 그러면 여러 과정들, 수술 과정이나 이런 것들을다 같이 알아보신 거예요?


피아프 : 우선은 그 친구가 이미 당사자니까 다 알고 있었고, 저는 이제 함께 해야하는 사람이니까 까페에도 들어가보고. 저도 많이 찾아 봤죠. 병원도 아무래도 그 친구가 여기저기 알아보면 조건을 생각해서 고르고 그런 건 저랑 같이 했었고.


비무 : 그러면은, 트랜스젠더 관련된 까페나 이런 데 가입하셔서 좀 보시는 편이세요?


피아프 : 아니오. 저, 제가 가입 안 하고 이 친구가 가입 해놓은 거 이 친구 아이디로


들어가서 보죠. 왜냐하면 저한테 가입하지 말라고 하더라구요.


비무 : 아 진짜요? 왜요?


피아프 : 글쎄요? 하하. (웃음)


캔디 : 신기하다. 가입하지 말라고 그러는 이유는 뭐지?


피아프 : 그냥 자기 아이디로 가서 보면 되니까 뭐하러 가입하냐구. 왜냐면 또 절차가 있잖아요. 정회원 되구. 뭐하러 그러냐 그냥. 응 그래~ 뭐.


비무 : 그러면 읽어보셨어요? 들어가서?


피아프 : 뭐, 읽어봤죠. 이런 거 저런 거.


비무 : 정보 같은 것을요?


피아프 : 주로 이제 병원이나 수술에 대한 걸 많이 찾아봤죠. 뭐 다른 거보다. 그런 게 중요하니까.


비무 : 뭐 다른 분들 이야기가 되게 많이 올라오잖아요. 트랜스젠더 관련된 까페 같은 데 보면. 그런 거 혹시 그냥...


피아프 : 근데 저희가 그게 사실 까페가 초반에 사귈 때 수술 그런 것 때문에 들어가봤지, 요즘엔 안 들어가봐서. (웃음) 네. 필요한 얘기들은 사실 이 친구 주변에 이렇게 만나서 얘기하구. 굳이 전혀 모르는 타인의 이야기를 이렇게 들춰볼 정도로 그런... 필요가 없더라구요. 제 애인 주변에도 지금, 수술 준비하고, 같이 정정준비했고, 또 정정 준비하고 그런 분들이 많이 있으니까. 그게 더 와닿잖아요? 네.


비무 : 대화 되게 많이 하시나봐요.


피아프 : 애인이랑 저랑요?


비무 : 네. 오래 사귀셨으니까 물론 대화가 이어졌으니까 그런 얘기를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음, TG, 그러니까 당사자 분께서 이런저런 얘기 하는 게 좀 어려울 수 있잖아요. 터놓고 얘기하는 게 어려울 수도 있는데.


피아프 : 아, 근데 이 친구 성격이 굉장히 밝아요. 그런 거에, 본인이 저랑 얘기하는 거에 대해서는 거리낌이 없어요. 저도 숨기고 이런 거를 안 좋아하는 성격이기 때문에. 호르몬도 제가 주사 놔줘요.


캔디 : 주사 놓는 거 배우셨어요?


피아프 : 네. (웃음) 제가 전공이, 쥐 막 이런 애들 주사 놓는 거 했었거든요. 쥐한테 놓듯이 주사를. (같이 웃음)


캔디 : 저도 주사 몇 번 놔봤거든요. 주사 놓고 쫓겨날 뻔 했어요.


비무 : 아파서?


캔디 : 그러니까 이게 잘 꽂아서 잘 눌러야되는데, 이렇게 그냥 내 마음대로 꽂아서 내 마음대로 누르니 이... 하여튼, 아파서. (웃음) 매우.


피아프 : 아~ 그쵸. 저도 처음엔 되게 무서웠어요. 쥐와 사람은 다르잖아요. (웃음)


캔디 : 저는 주위에서 연습했다는 얘기 되게 많이 들었었어요. [트랜스젠더의] 파트너들이 귤을 놓고 연습했다는 둥, 누구한테 배웠다는 둥.


피아프 : 달라요 달라~. 싸우면 잘 놔요. (같이 웃음) 왠지 아세요? 한 번에 탁 꽂을 수 있으니까! (웃음) 이게, 아플까 겁나가지고 막 살짝 꽂으면 되게 아프대요. 근데 싸우면 그래 밉다 그래서 팍! 꽂으니까 하나도 안 아프대요. (웃음) 싸우면 잘 놓는다는. (웃음)


캔디 : 일부러 그럼 주사맞기 전에 싸우는 거 아니예요? (같이 웃음) 어쨌든 지금 호르몬 시작하면서 만나신 거네요.


피아프 : 그러니까 저 만나기 전에 시작을 한 거죠, 이 친구는.


캔디 : 많이, 어쨋든 호르몬 하고 또 변화가 있고... 수술 하면서 몸의 변화가 계속 있잖아요.


피아프  네.


캔디 : 그거에 대해서 뭐, 뭐라 그래야 되지? 어떤 기분이 드세요? 그냥... 뭐 아 그냥 몸이 바뀌었다. 아 수술 하나가 잘 거쳤으니 다행이다, 그런 기분이신가요?


피아프 : 그냥... 근데 사실 지금 이 친구가 완전히 끝까지 한 건 아니구요. 지금 자궁적출수술까지 했거든요? 눈에 보이는 변화는 1차 수술 밖에 없는 거죠, 현재는. 워낙에  저 만나고 나서 초반에 하기두 했구요. 그냥 뭐 솔직히 말하자면 원래 그렇게 바스트가 큰 아이가 아니였어요. 그러니까 큰 변화가 없었어요. 그냥, 안에 유선을 제거했다, 뭐 그정도였던 거구요,  이 친구는. 바뀐 게 있다면, 압박 셔츠를 막 한 여름 덥고 이런데 차야되는 그런 고통들. 그것 때문에 빨리 수술을 할려고 했던 거였 거든요. 이제 그런 게 없으니까, 그게 좋은 거죠. 수영장도, 수영복만 잘 갈아입을 수 있으면 수영장도 갈 수 있고 이제 그런 것들. 근데 다른 변화는...


캔디 : 목소리 같은 건 괜찮았어요?


피아프 : 원래 그렇게 뭐... 냥냥 거리는 소리가 아니에요, 이 친구가. 제가 제 남자친구여서 그런진 모르겠는데, 외적으로 봤을 때는 전혀. 수염도 되게 많고 그래요.


비무 : 트랜스젠더인 파트너분 만난다고 하면 ‘받아들이는 데 진짜 힘들었겠다~’ 같은… 그런 선입견도 있는 것 같아요.


피아프 : 저희는 너무 사실 그런 게 없었어요. 힘든 게 없었어요. 사실 수술도, 물론 수술한 당사자는 힘들었겠죠. 하는 당시에는 저도 걱정하고. 그런 게 힘들었지만, 어차피 지나가는 과정인데 순탄하게 지나갔고. 이번에 법적 성별정정은 사실 굉장히 운이 좋은 케이스였다고 생각하거든요. 저희는 막, 길게 잡으면 막, 최대 5년까지 걸릴 수 있어~ 막 그랬었는데 거의 한 큐에 됐거든요. 그것도 사실 굉장히 운이 좋은 거죠.


비무 : 아, 근데 갑자기 궁금해서 그런데 애인 분과 같이 사세요, 아니면 따로 사세요?


피아프 : 이 친구가 집에서 외박도 안 되는데. (웃음)


캔디 : 아 그래요?


피아프 : (계속 웃음) 저희 삼 년 동안 여행도 한 번 가본 적이 없어요.


비무 : 그러면 수술하셨을 때 가족 분들 오셨을 텐데요…


피아프: 아니오.


비무: 안 오셨어요???


피아프 : 1차 수술은 외박을 안 했었구요. 2차 수술은 진짜 어머니한테  정말 간~신히. 그 때 2박 3일인가? 여행 간다고 해서 [입원하고] 제가 계속 [곁에] 있었죠.


캔디 : 아 집에서 모르시는 거예요?


피아프 : 수술한 거를 모르시죠.


캔디 : 성별정정한 것도 모르세요?


피아프 : 어머니는 아세요, 어머니만. 대단하지 않아요? 피통을 차고 집에 있었는데 아무도 몰랐어요. (같이 웃음)


캔디 : 대단하네요, 진짜.


피아프 : 제가 며칠을 아침 여섯 시에 가서 열 시까지 있고 막 그랬는데. (웃음)


캔디 : 집에서는 그냥 친한 언니로 통하시나봐요.


피아프 : 애인 어머니는 뭐, 그렇게 뭐 말은 안 했지만 워낙에 맨날 붙어있구. 3년을 맨날 붙어있는데. 그냥 받아들이시는 거 같구요. 애인 동생은... 모르겠어요. 고등학생이거든요 동생이. 아는 건지 모르는 건지~ 그냥 친한 언니라고 생각은 하죠.


캔디 : 아 집에도 많이 다니시나봐요.


피아프 : 네. 자주 놀러 가요. 제 동생도 알고.


비무 : 제가 잘 몰라서 그런데, 그러면 호르몬 주사...를 그러니까, 받으러 갈 때 병원에 혼자 가는 거예요? 병원에 늘 가야 되는 거예요?


피아프 : 응. 그렇죠.


비무 : 그럼 같이 가주신 적 있으세요?


피아프 : 같이 간 적도 있구 혼자 간 적도 있구.


캔디 : 수술한 병원은 어떠셨어요?


피아프 : 수술이 잘 됐었어요. 근데 수술 받고나서 다시는 안 가기로 했죠. 2차 수술할 때 제가, 질문 좀 꼼꼼하게 써가서 막 질문했었거든요. 완전 묵살하더라구요. 굴하지 않고 계속 질문했죠. (웃음)거기, 법적 성별정정할 때, 수술한 거 그 확인서 달라고 했더니 20만원인가? 욕을 시원하게 해주고. (웃음) 아 그니까 물론 의사한테 하진 못하겠지만 거기는 이제 안 간다고. 안 가기로 했죠.


캔디 : 다행히 수술은 잘 되시고요.


피아프 : 네. 잘 됐어요. 되게 운이 좋았다고 하더라구요.


캔디 : 되게 힘든... 거 아니였어요?


피아프 : 힘들지만 다른 수술보다는 회복 시간도 더 빨랐고. 그러니까 다른 수술방법 보다는요. 이 친구가 선택할 수 있는 게 크지가 않았던 게, 이 [수술]방법으로 하면은 1박 2일만 병원에 입원이 가능했었고, 다른 방법으로 하면 일주일 씩 이렇게 입원하라고 했었거든요. 절개나 이런 것들은. 근데 이 친구가 외박이 안 되잖아요. 2박 3일도 되게, 막 되게 힘들게 뺐던 거였거든요. 그래서, 선택할 수 있는 여지가 없었어요. 운이 좋았어요. (웃음) 그 뒤에 다른 산부인과 가서, 혹시라도 남아있는 게 있는지 확인했는데, 괜찮다고 하더라구요. 깨끗하다고.


캔디 : 다행이에요.


피아프 : 네~.


비무 : 병간호 다 하셨겠네요.


피아프 : 같이 했죠. 제가 했죠. (웃음)


비무 : 그럼 애인분께선 수술하고 이 과정을 별로 힘들어하거나 그러시진 않으셨던 거예요?


피아프 : 수술을 무서워했죠, 굉장히. 그런 거…


캔디 : 말씀 들어보면, 집에서도 이렇게 많이 엄청 지지해주시거나 그러시진 않으신 거 같아서.


피아프 : 아 애인 집이요? 그렇죠. 그러니까 어머니만 아시는데, 아까 말씀드렸듯이... 어머니는 너의 선택이니까 니가 책임져. 하지만 나는 찬성하진 않는다. 이런 입장이시거든요? 굳이 반대하지도 않으시지만.


캔디 : 그... 이런 상황에서 어쨋든 그, 애인분께서 되게 부대끼는 것들이 있을 꺼잖아요. 없나?


피아프 : 근데 얘네 집이 또, 말씀드렸지만, 너의 선택이니까 니가 책임져라 또 이런 식이시기 때문에, 지지하지도 않지만. 사실 수술도 몰래 했죠. 왜냐면 이 친구가 그러더라구요. 엄마가 말은 그렇게 했지만 내가 만약에 수술 한다고 그러면 반대를 할꺼라구. 이미 해버린 걸 어떻게 하겠어요. (웃음)


캔디: 그런 과정에서 피아프님이 지지해주셨던 거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