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각보에서 만난 당사자들의 인터뷰입니다.
앞으로도 다양한 트랜스젠더와 주변인의 삶의 모습을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이름을 클릭하면 연재 중인 내용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한 명의 인터뷰는 5~10차례에 걸쳐 연재됩니다.

각 인터뷰는 참여자의 신상보호를 위해
이름, 장소, 직업을 비롯한 여러 요소를 내용이 왜곡되지 않는 한도 내에서 각색했음을 알려드립니다.
글을 읽고 여러분의 이야기도 함께 댓글로 남겨주세요.

게제된 글을 무단으로 전제/ 도용할 시 법적인 책임을 물을 수 있습니다. 


나윤5. 수술은 군대 문제 때문에 그냥 했어요


캔디 : 목젖 수술을 했잖아요. 돈 모아서 그 수술은 얼른 해야겠다라고 나윤이 그냥 혼자 준비하고 결심을 한 거예요?

나윤 : 목 수술은요... 어떻게 보면 솔직히 부모님 삥을 뜯은 거죠. 그 목적으로 전부터 용돈을 계속 모았어요. 지금은 용돈을 안 받는데, 그때엔 용돈 받는 거 진짜 안 쓰고 아끼고 조금씩 조금씩 조금씩 모아서 결국 수술했어요. 호르몬을 하고 좀 지나서 수술을 한 거였고요. 그런데 미치겠는 게, [웃음] 취직하고 얼마 안 지나서 수술을 한 거였는데, 갑상연골을 제거했더니 진짜 심하게 목소리가 안 나오는 거예요.

캔디 : 아, 정말요?

나윤 : 네. 그리고 다른 부작용도 심하게 있었어요. 이런 건 좀 알려야 돼요! 저는 이 수술 하고 나서 되게 고생을 많이 했거든요? 저는 부작용이 굉장히 심했던 케이스였어요. 제 경우에는 적출하고서도 거의 한 달 동안을 계속 피가 안 멎었어요. 어느 날에는 가족들하고 밥 먹으러 갔는데 갑자기 고여 있던 피가 다 쏟아지는 거예요. 화장실에서 틀어 막고서 어떻게든 밥은 먹고... 그러고 나서 피에 다 젖은 상태로 병원엘 갔죠. 그런 일도 있었고요. 그것만이 아니라 갑상연골 수술하고 나서 거의 2주 정도 동안은 목소리가 갈라진다고 해야 되나? 그런 게 진짜 심한 정도였어요. 그런데도 그때 병원에서는 “잘 된 거다, 너는 그냥 많이 부어있어서 그런 거 뿐이다”라고… KH 병원 알죠? 거기 완전 미쳤어요.

캔디 : 그러면 아까 사전 설문지에 수술 여부를 적은 걸 보니까 다른 수술도 하셨던데, 고환 적출 수술은 어떻게 하게 된 경우예요?

나윤 : 밑(고환 적출 수술)은 다른 병원에서 했어요. M 비뇨기과라고 좀 더 싼 병원에서요. 거기는 누구한테서 소개를 받아 갔어요. 보통 수술비가 100만원인데 거긴 80만원이래요. 근데 거기는 수면 마취를 안 해요. 국소 마취만 해요.

캔디 : 그럼… 느껴져요?!

나윤 : 다 느껴지죠~

캔디 : 아윽~! [비명]

나윤 : 근데 마취도 중간에 잘 안 됐었던 거였죠. 그래서 계속 다시 마취하고 그러느라 진짜 저는 고생했어요.

캔디 : 그 병원도 좀 너무 한다. 그러면 나윤은 나중에 성기 성형 하게 된다면 창자로 할 계획인 거예요? 아, 먼저 앞으로 다른 데도 수술을 계속 할 거예요?

나윤 : 네, 저는 하고 싶어요. 지금 제 심정으로는 전 법적으로 여성으로서 살고 싶어요.

캔디 : 그러면 언제 할 계획은 있어요?

나윤 : 당장 하고 싶긴 하죠.

캔디 : 돈만 생기면 당장?

나윤 : 응, 응. 그럼요.

캔디 :  전 이런 게 궁금한데요. 저도 mtf들이 거치는  성기 성형 수술 절차에 대해서는 잘 알고 있진 못하다고 생각하는데요. 그러니까 성기로 질을 만들기도 하고, 창자로 만들기도 하잖아요. S결장으로 만들기도 하잖아요. 그러면 나윤은 수술로 이미 잘라낸 거니까, 질은 창자로 만드는 게 낫다라고 생각을 했던 거예요?

나윤 : 아니요. 저도 그거 진짜 걱정했거든요? 전... 사실 어쩌면 진짜 진짜 후회해요. 저도 그냥 페니스로 (성기 성형을) 하고 싶었어요.

캔디 : S결장이 감이 더 떨어지나요?

나윤 : S결장 방법이, 제가 주변에서 몇몇 케이스를 보니까 잘 된 케이스는 정말 좋다고 하고요. 잘 안 된 케이스 같은 경우에는 계속 애액만 분비되고 맨날 생리대만 착용하고 다녀야 한다고 그러기도 하니깐요. 사람들이 다들 그래요. 어찌 되었든 페니스로 (질을) 만들고, 거의 다 우선적으로는 페니스로 수술한다고 이렇게 말을 들어왔었거든요. 페니스에서 좀 잘못 되면 다음 방법으로 그냥 S결장으로 하는 거라고요. 그런 식으로 해야 잘못 되어도 그 다음에 선택권이 있는 거라고요. 그렇다고들 하니까 저는 페니스로 하고 싶었는데, (고환) 적출을 해버린 후라 지금으로선 아무래도 힘들 거 같아요.

캔디 : 그런데 어쨌든 이미 적출을 한 거잖아요. 그러면 왜 그런 고민을 하다가 적출로 결정한 거예요?

나윤 : 우선, 이런 경우는 보통 입영 문제인 거죠. 저도 군 면제 문제 때문에 그냥 (수술) 했어요.

캔디 : 호르몬 투여만 가지고는 아직은 면제까지는 힘든 거죠?

나윤 : 호르몬 투여만으로 면제됐다는 케이스도 몇 번 있던 것 같기는 하지만요. 그런 경우가  있긴 있는데, 우선 전 가족들의 강요가 심했어요. 가족들이 “당장 군대 가야 된다! 시간 낭비하지 말아라. 넌 군대 가라. 군대 가라! 군대 언제 가냐?”라고... 와~ 진짜. 와~ 어쩜 그러는지...

캔디 : 가족들이 수술한 사실은 알아요?

나윤 : 그것도 알아요. 병무청에서 면제 사유를 이야기 해줘요.

캔디 : 가족이라서 이야기 해주는 경우였나요?

나윤 : 그런 점은 앞으로 어떻게든 개선되어야 할 거 같아요. 가족들한테는 제가  말 안 했거든요? 그런데도 다 알고 있는 거예요. [헛웃음] 나중에 이렇게 말하더라고요. “병무청에 다 전화 해봤다. 너 적출했다고 그러더라.” 아니, 그걸 어떻게 왜 이야기 해주는지! 본인 동의도 없이는 이야기 안 해줄 줄 알았어요.

캔디 : 와~ 대박이다~

나윤 : 진짜 이런 인권침해는 심각해요.

캔디 : 그러게요.

캔디 : 아, 시간이 벌써… 참 많은 얘기를 했네요. 고맙습니다~

나윤 : 그러네요. 벌써 시간이 다 되었네요. 얘기를 잘 한 건지… 어쨌든 수고 많으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