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동후기2022년 5월 조각보 활동후기 (마포구 LGBT 커뮤니티 간담회, IDAHOBIT 2022 인권 네트워크, IDAHOBIT 기념대회)

2022-06-07


5월은 6월 1일의 지방선거를 대비한 각종 선거 캠페인들과

국제 성소수자 혐오 반대의 날 IDAHOBIT DAY가 있는 달이었습니다.


조각보 활동가들도 이래저래 여러 행사에 참여하느라 바쁜 나날을 보냈는데요,

5월에는 어떤 활동을 했는지 함께 공유드립니다. ^ㅡ^




5월 8일에는 마포구청장 정의당 후보로 나온 조성주 후보 선거사무실의 주최로

<마포구 LGBT 커뮤니티 간담회>가 있었습니다.


조각보의 유들 활동가와 온도 활동가가 함께 했었는데요.

마포구와 인근에 이렇게나 많은 성소수자 관련 인권단체들이 모여있었구나! 라는 생각이 들면서도

한편으로는 성소수자 이슈에 대해 듣고자 하는 후보가 있다는 것이 참 반가웠네요. 






5월 13일에는 주한캐나다대사관에서 국제 성소수자 혐오 반대의 날 (IDAHOBIT DAY)를 기념하는

네트워킹 행사가 열렸습니다.


이 날은 조각보의 리나 활동가가 참여하여 

성소수자 이슈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각국의 대사관들과 국내 활동단체의 활동가들을 만났답니다. ^ㅡ^






5월 17일에는 국제 성소수자 혐오 반대의 날 (IDAHOBIT DAY) 기념대회가 용산역 광장에서 열렸습니다.

조각보의 유들, 이음, 리나 활동가가 참여하고, 리나 활동가는 발언으로도 함께 했는데요.

리나 활동가의 발언문을 아래 공유합니다. 



2022 IDAHOBIT 기념대회 발언문 – 리나 (트랜스젠더 인권단체 조각보)

안녕하세요. 오늘 아이다호빗 기념대회에서 이야기를 나누게 되어 기쁘고 반갑습니다. 저는 트랜스젠더 인권단체 조각보와 한국성폭력위기센터에서 활동하고 있는 리나라고 합니다. 

오늘 저는 제가 살아온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2016년 어느 날, 저는 조각보에서 운영하는 트랜스젠더 당사자 지지모임을 참여하며 벽장의 문을 열고 밖으로 나왔습니다. 트랜스젠더라는 단어를 알게 된 순간부터, 이것이 나를 설명하는 언어임을 단 한번도 의심해본 적 없었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저는 6년여간의 시간이 흐를 때까지 의료적 트랜지션을 진행하지 않았습니다. 아니, 할 수 없었습니다. 나에게 찾아올 변화에 대한 고민 때문만은 아니었습니다. 

돌이켜보면 저는 두려웠습니다. 공개적으로 커밍아웃한 성소수자 당사자에게 향하는 혐오발언을 보며 두려움을 느꼈고, 직업을 잃게 될까 두려웠습니다. 보이는 성별과 법적 성별이 달라 일상에서 마주할 수많은 차별과 편견이 두려웠고, 호르몬 치료를 하고 수술을 하며 져야 할 금전적인 부담도 컸습니다. 그리고 이어질 법적 성별정정까지의 지닌한 과정들을 시작하기가 두려웠습니다.

올해 저는 미뤄왔던 트랜지션을 드디어 시작했습니다. 활동을 이어가며 인권단체로 진로의 방향을 바꿨고, 작년부터 인권단체에서 상근활동가로 근무를 시작했기 때문에 가능했습니다. 그곳에서는 면접을 볼 때부터 제 정체성을 커밍아웃을 했고, 함께 일하는 동료들의 호기심 어린 질문이나 눈총을 받을 걱정 없이 안전하고 평등한 환경에서 근무할 수 있었으며, 호르몬 치료와 수술을 할 때에도 유급 병가를 사용할 수 있었습니다.

저는 운이 좋았습니다. 하지만 다른 트랜스젠더 친구들에게는 이것은 ‘당연한’ 일이 아니었습니다. 많은 트랜스젠더 당사자들이 트랜지션 전후로 삶의 단절을 겪습니다. ‘열심히 돈을 모아서, 수술을 하고, 성별정정을 하고, 이전의 삶을 떠나 새로운 삶을 시작하는’ 수많은 트랜스젠더 당사자들의 이야기를 우리는 많이 접합니다. 트랜스젠더의 삶은 마치 ‘영혼을 끌어모아’ 수술과 성별정정을 마치고 나면, 그렇게 트랜스젠더인 사실을 숨기고 시스젠더처럼 이 사회에 묻혀 살아갈 수 있으면 괜찮은 것 마냥 이야기되고는 합니다. 

하지만 트랜스젠더의 삶은 수술과 성별정정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우리는 삶의 어떤 과정에서도 안전하고 평등하게 살아갈 권리가 있습니다. 트랜지션만을 위해 삶의 많은 것을 포기하고, 이전의 삶을 벽장 안에 감춰둬야 하는 것은 당연하지 않습니다. 운이 좋아 이해받는 회사에 취업해야, 금전적인 지원을 해주는 가족이 있어야 안정적인 삶이 가능한 것은 당연하지 않습니다. 나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과정에서도, 그리고 내가 원하는 몸을 찾아가는 과정에서도, 마침내 원하는 몸으로, 원하는 성별로서 살아갈 때에도 우리는 평등하고 안전한 삶을 지속할 권리가 있습니다. 

오늘 아이다호빗 기념대회의 슬로건은 ‘싸우는 몸, 분노의 외침, 권리의 연대’입니다. 마땅한 권리를 보장받지 못해 아직도 투쟁해야 하는 수많은 소수자들의 몸이 있습니다. 이러한 수많은 몸들의 이야기가 지속되기를 바랍니다. 운이 좋아 다행인 것이 아닌, 마땅하고 당연한 권리를 보장받는 사회가 올 때까지, 우리의 이야기는 이어질 것입니다.